2008년 09월 25일
9월 23일 화요일 in JAPAN
마법의 날에는 몸이 많이 안좋아서 되도록 움직이는 것도 긴장하는 것도 삼가해야 하건만. 대사건이야! 내가 길을 외워야 해! 그것도 내 스스로 천천히 움직이는 것도 아니라 누군가 안내해준 길을 초스피드로 기억해야 하는 일이 발생한 거야. 걸어가는 것도 아닌 자전거를 타고.
뭐가 어찌되었든 일본에서 자전거를 타보는구나. 이힛☆
일본은 자전거를 등록해놓기 때문에 등록증인가가 없으면 빌린거라도 타선 안돼. 특히 외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더 그렇지. 하지만 나는 와다상이랑 같이 가니까 상관없어~ 상관없어~ 예~ 나도 자전거를 꽤 타기 때문에 별 생각 안했는데 말이야.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인도에서 묘기를 부리듯 자전거를 타는 와다상을 보며 눈이 동그래질 수 밖에 없었어. 횡단보도에선 사람들이 엄청 많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를 요리조리 파고들거나 눈치껏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어느것도 내겐 힘든일이었지. 사람이라도 치면, 으윽. 자전거는 자동차란 말야. 조심해야 한다구.
중간중간 나에게 이것 저것 설명해주시는 친절한 와다상이지만 그럴수록 나는 길을 외울 수가 없었어. 하지만 길을 외워야 하니까 나에게 말걸지 말아주세요. 하는 것도 좀 그렇잖아? 머리 회전을 가속화 시킬 수 밖에. 가다 보니까 엄청 익숙한 길이 나와서 아앗! 했어. 그도 그럴 것이 허옹씨와 임다와 같이 걸었던 길이잖아? 여긴 나름 익숙하니까 안심. 와다상이 알려준 서점도 우리가 한창 지하철로 걸어갔을때 봤던 서점이었지. 그땐 이렇게 큰줄 몰랐는데 말이야.
잠깐 샛길로 새자면, 겨울에, 그러니까 허옹과 임다와 일본에 왔을 때야. 내가 4일째였나? 내가 먼저 오고 나중에 둘이 왔거든. 그들은 교토에 더 있고 싶어했고 나는 난바에 와야 해서 교토에서 헤어졌어. 시간을 정해서 정말 단단히 당부했지. 그 시간까지 호텔에 없으면 나 교토까지 너네 찾으러 간다고. 그 둘은 알았다고 했어. 난바에서 내가 원하는걸 사고 호텔에 돌아왔을 때. 15분이나 늦었기 때문에 서둘러서 방에 들어갔는데 그 둘이 없는거야! 마치 드라마의 한장면처럼 내 머리속은 폭풍이 몰아치면서 사고가 불가능했었어. 가방을 던져놓고 지갑이 있는 가방만 들고 오사카 역으로 미친듯이 뛰어갔어. 도중에 엇갈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어차피 나나 걔네나 알고있는 길이 한정되어 있었으니까. 난 온갖 생각을 다 했지. 차라리 지금 교토에 있으면 다행이지만 지하철을 잘못타서 이상한데라도 갔다간 끝장이니깐. 길을 잃었다고 오사카역까지 가야한다고 말이라도 할 수 있으면 다행이겠건만. 그들은 정말 한마디도 못하니까. 임다가 좀 하긴하지만 말야. 대학생이 되서 이젠 까마득하다고 말했던걸 난 기억한단 말야!
다행히 오사카 역쪽 길에서 서둘러 오는 그 둘을 봤을 때 쿵쾅쿵쾅 거리던 심장이 서서히 가라앉았어. 입가에는 절로 미소가~ 둘이 내 쪽으로 시선을 잘 안마주쳐서 왜그런가 하면서 다가갔어. 그리곤 임다의 어깨에 내 손을 살포시 얹으며 말을 걸었지. "임다." "악!" 뭐라고 써야할지 모르는 비명을 지르며 임다가 정말 깜짝 놀랬어. 주변 사람들이 다 우릴 쳐다봤지. 나랑 허수는 또 웃었어. 임다가 종종 놀래서 우리 셋이 다같이 놀랬었거든. 진짜 심하게. 담이 결릴 정도로. 우린 막 웃으면서 그 자리를 피했어. 내 앞에서 가던 커플이 놀란걸 난 평생 잊지 못할거야. 큭큭큭. 그래도 정말 다행이었지.
다시 돌아와서. 서점은 10시에 여는데 아직 30분이어서 와다상의 에스테에 가기로 했어. 와다상은 내가 책을 고르는 동안 에스테를 가신다고 하셨거든. 음. 와다상 부자 확정? 가는 동안 요도바시 빌딩을 가르쳐 주시길래 에스테에 갔다가 요도바시에 들어갔어. 어? 근데 여기도 왠지 익숙하다? 생각해보니까 2007년 여름에 돈이 부족해서 여길 들린적이 있었던 거야! 여기 지하 2층에 환전을 해주는데가 있거든. 왜인가 했더니 나중에 와다상이 말씀해주시길, 요도바시 카메라에 외국인들도 많이 오기때문에 돈을 바꿔주는 장소가 있다는 거였어. 아, 그랬구나! 잊지마. 요도바시 카메라 지하 2층에는 환전소가 있어! 급할때 유용하겠지?
그 때는 여긴 뭐하는데인가 했지만 지금은 다르지! 처음엔 노트북을 보러갔어. 와, 진짜 작다. 나에게 다가온 아저씨가 설명해 주시길. 지금 일본에선 이런 엄청 작은 노트북이 인기래. 음, 가격도 30만원에서 40만원. 에? 내가 잘못본건가? 만약 정말 이 가격이면 노트북이 있긴 하지만 사고 싶어. 왜냐면, 이 노트북은 비싸서 남아공에서 도둑맞거나 하면 끝장이니까. 게다가 유럽에 갈때 무겁기도 하고. 좀 고민좀 해봐야지. 3개월 동안. 그리고 MP3를 보러갔어. 내 맘에 드는 디자인이 없기 때문에 바로 ipop에 고고씽~ 음. 클래식이랑 나노가 내맘에 쏘옥~ 정말 갖고 싶다아아아.
그치만 아직 나한텐 쌩쌩한 MP3가 있으니까. 만약에 유럽여행 다녀와서 만신창이가 되어있으면 그때나 생각해봐야겠어. 헤드셋도 정말 예쁜게 있는데! 근데 3만원쯤 하네. 음, 이것도 천천히 고민해 봐야지.
아앗! 비데오카메라! 비디오카메라야! 와아. 이렇게 작구나. 들어봤는데 가볍기도 엄청 가벼워. 게다가 색감도 멋져멋져. 40만원쯤 하는데? 나 요즘 계속 남아공 갈때 비디오카메라 가지고 가면 어떨까 생각중인데. 으윽. 이거 정말 고민된다. 노트북이랑 이거랑 좀 고민좀 해봐야겠어.
앗! 벌써 11시! 이제 여기 볼일 없으니까 서점으로 무브, 무브, 무브!
서점은.....뭐, 책을 고르는게 힘들었단 말 밖엔. 나중에 12시 30분에 와다상을 만났는데 한국에 대해서 물어보셨어. 관광가이드 책을 보시면서. 내가 원했던 존경어나 그런 책은 학원 선생님이 더 잘알 것 같애서 패스, 한자도 내가 가진 책에 있는 한자부터 해야하기 때문에 패스. 나중에 돌아올때 사오는건 생각해 보겠지만, 일단 살건 없는 것 같애. 게다가 이미 읽을 책도 저번에 샀었고. 한신백화점에 볼일이 있다고 하시니까 이제 옮겨볼까?
한신백화점에서 이것저것 사시는 와다상. 한큐나 한신 백화점은 정말 좋다구! 지하 1층에는 갖가지 먹을거리가 싼값에 진열되어 있어! 7시인가 8시쯤에 세일을 시작하니까 놓치지 말자구! 나는 관광할때 아침 점심을 든든히 먹고 중간에 간식도 한두개 사먹게 되니까 여기서 멘치까스 같은 거나 고로케, 꼬치, 이카야키 등등으로 한끼를 때웠어. 100엔샵에서 사간 라면을 친구들과 야식으로 먹었기 때문에 그정도면 충분했지. 돈을 아끼고 싶다면 이렇것도 괜찮아! 게다가 난 아침에 먹을 것도 몇개 사갔었어. 200엔에서 300엔이면 한끼는 충분히 때울 수 있다구!
아아. 그렇지만 길이 더이상 생각나지 않아. 뭐, 어쩔 수 없지. 기준이 되었던 엄청 큰 빌딩을 보면서 직진해서 가는 수 밖엔. 와다상, 스미마셍.
돌아오는 길에 자전거 바퀴에 바람 넣는 곳을 알려주시는 와다상. 그렇지만 와다상 전 이미 길을 모르는 백지 상태가 되어버렸는 걸요. 오늘 재미있었던 것은 그동안 내가 오사카에 왔었을때 여행들이 하나로 이어지게 되었던 점이야. 이로써 나는 오사카역 부근에 대해서나 오사카를 조금 더 깊이 알게 될 수 있었지. 킥킥킥. 아, 집에 도착이다~ 식탁에 앉아 물을 마시면서 이야기가 오고 갔어. 근데 이야기 도중에 갑자기 할머니가 나보고 미인상을 가지고 있다고 하셨어. 그치만 뭐라고 하지마. 일본 미인상이라니까. 게다가 옛날 일본 미인상이다, 미인상이다 하는 여러 말을 하셨어. 으아. 그냥 미인상은 괜찮지만 옛날 미인상이라뇨? 일본 옛날 미인상은 뭘까? 궁금하면 찾아봐. 난 그저 아하하. 나보고 얼굴도 애호박처럼 둥글면서 길게 생기고 입술 작고 어쩌고 저쩌고~ 그러셨지. 중간에 옛날 미인상도 언급하셨어. 어떤 의미로 쓰셨는지는 각자의 상상에 맡길게. 한국인처럼 안생겼다는 말도 들었지. 으응? 근데 일본인 닮은 것도 아니고 중국인 닮은 것도 아니래. 으으응?
이야기는 한국전쟁으로 넘어가게 되었어. 지도까지 들고 오시는 와다상. 요즘 북한에 대한 뉴스로 한가득이거든. 탈북자나, 북한에 대해서 다룬 다큐멘터리 같은 방송도 많아지고. 김정일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에 대한 추측도 여러가지지. 내가 봐선 부정적인 면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해. 그것도 은연중에. 뭐, 거의 다 사실이긴 했지만. 6.25는 광복이 찾아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일어난 일이라 조심조심 이야기를 꺼냈어. 정말 말 조심 해야 해! 게다가 중국인인 친한 친구분도 계셔서 더 조심해야 한다구!
내가 여길 오기 전에 중국이 북한을 삼키려 한다는 정보를 어떻게 듣게 되었는데 그게 정말일까? 사실 여러가지 추측해 봤을 때 그럴 가능성도 있을 것 같애. 요즘 한국에선 북한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어? 뉴스나 신문에서 많이 다룰텐데. 궁금하다.
나도 와다상도 오늘 피곤해서 난 일찍 위로 올라왔어. 그리곤 TV를 보다가 취침. 잘자~
# by | 2008/09/25 23:46 | 애호박 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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