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9월 25일
9월 22일 월요일 in JAPAN
벌레가 없어! 대신 모기에 엄청 물렸지만. 어제 그 집에서 물린 모기, 밤새 긁어서 왕커졌더라. 간지러워도 참아야지, 뭐. 오늘도 똑같애. 아침은 우동을 먹었지. 밥도 함께. 밤에 아무것도 안먹으니까 좋긴 해. 아침에 속이 더부룩하거나 한게 없거든. 마법의 날이 찾아왔기 때문에 집에서 좀 천천히 쉴려고 했건만. 왠지 나에게 밖에 나가는건 어떻냐는 할머니의 권유에 밖에 나갈 수 밖에 없었어. 가는김에 텐마역에도 한번 가봐야 할 것 같구. 아, 근데. 사실 나 엄청 심한 길치거든? 우리 집 주변도 가끔 헷갈려 하는데 여긴 어떻겠어. 이런데선 직진이 최고야. 큭큭큭. 며칠전에 간 서점에 갔어. 일본은 우리보다 표지가 안예뻐. 요즘 한국 책 표지 예뻐졌지. 좀 불만이라면 글씨가 너무 커지고, 줄 간격도 커졌고, 여백이 많아져서 종이는 많이 넘겨야 하고 두껍고 무거워졌는데 읽는건 그대로라는 점? 요즘 그런 책이 많은데 그저 한숨만 나와. 꼭 잡지같잖아. 사람들이 읽기 아주 편한.
사람마다 성향이 달라. 응. 난, 외국인인게 티가 날진 몰라도 외국인 티를 굳이 내고 싶진 않아. 그래서 카메라 꺼내기가 좀 꺼려져. 사진이 아니라 내 기억속에 남길 원해서 직접 눈으로 담아내고 싶어하거든, 요즘의 난.
한참동안 책을 읽다가 만화책 코너에 들어갔어. 솔직히 일본 소설책은 비싸기도 하고 무리야. "키미니 토도케." 너에게 닿길. 닿아라? 닿을 수 있길? 뭐 하여튼 그런 제목의 만화가 있는데 나 완전 좋아하거든. 주인공들이 하는 짓이 귀여우니까. 일반적인 일본인 사랑이야기는 별로 안좋아해. 여자애가 하는 짓이 특히 귀여워서 전권을 다 사려고 생각중이야. 앞에 권은 나온지 좀 됬으니까 Book off에서 살 수 있겠지? 어디있는지 모를 Book off지만 일단 사고 나머지는 제돈주고 사야지 뭐. 만화책 만세!
우연히 하나 건진건, 스킷떼 이이나요. 좋아한다는건 좋은거? 뭐지? 어떤 풍으로 읽어야 할까? 카나에 하즈키씨가 그린건데 남자애가 딱 내 스타일! 키미니 토도케의 카제하야도 좋지만 역시 난 쿠로사와 야마토다! 잉잉. 그림체도 딱 내스타일! 여자애 머리스타일이 좀 걸리긴 하지만 여자애도 귀여워! 하는 짓이. 큭큭. 근데 오늘도 2000엔 쓴 것 같애. 소설책도 샀거든. 이별에 관한 소설이었어. 아, 역시 돈을 안쓰려면 밖엘 안나가야 한다니깐. 나 음료수에도 돈쓰기 아까워서 끝까지 참고 집에서 마시는데. 이렇게 돈이 씀펑씀펑 사라지다니. 좀 슬프다.
이대로라면 다시 유턴해서 집쪽으로 가야겠지만 일단 텐마역 가야하니까. 또 어디있는지 대충 들었으니까 가볼까? 두근두근. 뭔가 어두운 곳이 나오는데? 상점 같은게 없네? 뭔가 지하철 같은게 위에 있는데? 노숙자 한명이 보이네? 뭐지? 뭐지? 나 여길 가도 되나? 아님 다시 돌아가서 새로운 방향을 설정해서 출발해야 하나. 나 걷는중이라 땀이 비오듯 하는데, 지금 2시라 제일 뜨거운데, 어쩌지? 아. 지도다.
음, 텐마역은 이 앞 상점을 돌아서 쭉가면 나오는군. 가볼까!
잠시 멈칫하고 다시 가고를 반복해서 도착한 텐마역은 내가 왠지는 몰라도 한번 왔었던 곳이었엉. 내가 여길 왜 왔더라? 기억은 안나지만 말이야. 여기서 갈아타야 했나 그랬을거야. 완전 헤맸어. 게다가 위험해 보이는 좁은 길같은게 있어서 누군지는 몰라도 친구와 살짝 긴장하면서 걸었던 기억이 나. 꺄울! 어쨌든 도착했으니까 이제 집으로 돌아가볼까!
집에 가는길도 험난, 험난. 도중에 상점가에 도착했는데 위로 올라가야 할지, 아래로 내려가야 할지를 도통 모르겠어서 바깥이 보이는 곳으로 결정! 내가 틀리게 갔어도 다시 돌아오는게 짧은 길로 선택하는게 길치의 선택이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는데 왠지 낯설어서 긴장했지만 나의 지표 배용준씨가 있는 안경점이 나와서 안심했어. 으아아, 가까스로 집에 도착했다. 목이 사막화 되어가고 있으므로 일단 물.
돌아와서 할머니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어. 좀 충격이었던 것은 살아있다면 26살, 그러니까 내 나이 또래쯤 되는 손자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이야기였지. 그것도 중학교 3학년때. 남자아이였는데 이지메를 당했나봐. 공부도 잘했고 체육도 잘했고 뭐든지 잘하던 아이였대. 반에서도 1, 2등하고 소프트볼도 에이스였으니까 할머니께서 과장해서 말씀하신건 아닌 것 같애. 근데 같은 반 남자애 2명에게 옥상에서 이지메를 당하고 이틀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대. 뭐 꼭 그 일만으로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게 그렇게 결심하게 만든 계기가 됬을지도 몰라. 할머니는 그 애의 기분을 왜 몰라줬을까 하는 생각을 하신데. 그때는 할머니가 할아버지와 함께 이곳저곳 세계여행을 다니던 때였는데 그때 이후로 어딘가 갈 기분이 들지 않으신대. 지금도 매일 할머니는 불단에 밥을 올려. 음, 일본에서 불단에 하는게 있는데 그걸 매일 하시고 계셔.
슬픈 이야기였지만 내가 어떻게 위로해 드리거나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곧 위로 올라왔어. 아직도 난 긴장을 풀고 있지 않지만 그래도 마음은 한결 편해. 화장실도 마음대로 갈 수 있어! 흑. 배가 엄청 아파서 이불을 깔고 누워서 만화책을 보거나 TV를 봤어. 뉴스에는 지금 한창 후쿠오카에서 살해당한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애 이야기를 하고 있어. 범인은 친엄마래.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었지만 엄마도 뭔가 스트레스를 계속 받고 있었나봐.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지금은 좀 피곤해서. 게다가 어딘지는 모르겠는데 초등학생 여자애가 의문사를 당했나봐. 조사가 진행중이야. 그리고 한국도 파장이 큰 리먼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일본의 개그 코드는 나랑 안맞는것도 많아서 별로 안봐.
아, 몸이 피곤해서 이만 쓸게. 내일은 일본에서 쉬는 날이라 와다상이랑 같이 오사카역에 가서 책을 사기로 했거든. 빨리 자야해. 몸 상태가 안좋으니까 늦잠이라도 자면 큰일이야. 9시 15분에 출발한다고 했으니까.
# by | 2008/09/25 23:44 | 애호박 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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